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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성
1998년도 미국 유학길을 오를 때 모교회 목사님께서 ‘영성’에 대해 연구하라고 조언을 해 주셨습니다. 앞으로 목회나 사회에 있어서 영성이 매우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기에 그 분야를 잘 배우고 준비하라고 신신당부를 하셨습니다.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이제까지 미국에서 나의 삶과 목회를 돌아보니 감사하게도 영성훈련의 시간들이었습니다. 처음으로 한국을 떠나 외국에 살게 되었고, 새로운 언어와 문화아래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가장 부딪치고 잘 보이는 것이 바로 나 자신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사역의 열매와 주위의 칭찬으로 인해 나 자신을 잘 보지 못하였습니다. 겉으로 들어난 것들로 가려 정작 나 자신을 잘 알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미국에 와보니 모든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할 상황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자신감과 대견해 보였던 나 자신이 어는 순간부터 걸림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스스로 자괴감에 시달리고 나의 알량한 자존심이 많이 상했습니다. 군생활도보다 힘든 시간이 있겠나 싶었는데 한 차원 높은 시련의 시간이요 연단의 나날들이었습니다. 그때 나는 나를 방어하고 나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습니다. 그런데 나를 붙들면 붙들수록 나의 마음은 힘들어지고 관계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였습니다.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아무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코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마16:24,25) 주님의 말씀처럼 나를 부인하고 나의 자아를 내려놓으니 점점 마음의 자유와 기쁨이 회복되고 삶이 열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나 자신이 보이고 영성이 눈이 떠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성의 기준을 외적인 것에 많이 둡니다. 얼마나 공로를 세웠고, 얼마나 많이 봉사했는지.... 그런데 주님의 영성의 기준은 한 가지입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라는 것입니다. 사람이 ‘나’라는 틀을 깰 때 비로소 성숙된 삶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나’라는 오래되고 무장되어진 틀이 있습니다. 이 틀을 깨지 않으면 결코 자라날 수가 없습니다. 나의 자존심, 나의 욕심, 이기심, 나의 생각, 나의 계산, 나의 이익... 바로 ‘나’를 내려놓고 주님을 바라보는 것. 이것이 바로 영성의 출발점입니다.
우리 교회는 일년에 한 번씩 영성수양회가 열립니다. 첫째 목적은 나 자신을 돌아보는 것입니다. 내가 어떤 모습이고, 내가 얼마나 성숙하여졌는지 살피는 것입니다. 또한 바쁜 일상생활로 인해 가꾸지 못하였던 나의 마음을 정리하고 가꾸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둘째 목적은 교회 가족공동체로서 우리 모두가 각각 지체로서 한 몸을 이루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자연속에서 서로 마음을 나누고 사람의 교제속에서 서로 소통하고 공급하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그리고 셋째 목적은 우리 모두가 이제 다시 한 번 주님을 바라보고 성령으로 충만한 영적생활을 세워가는 것입니다. 이제 내일 새벽부터 시작되는 영성수양회 우리 모두에게 회복과 쉼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나는 죽고 예수는 살고>
복된목사 이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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